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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2-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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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傳承)] 이충헌 기자의 건강파일 (2011. 02. 20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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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admin
 조회 : 17,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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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헌 기자의 건강파일
(2011. 02. 20 KBS)
현대의학은 지금 어디에나 존재한다(omnipresent). 현대인은 삭막한 병원에서 태어나 아플때마다 수시로 병원을 찿는다.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매년 건강검진을 받고, 첨단기계에 의존한 채 생명을 연장하다가 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 이처럼 현대의학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다. 불과 수십년만에 40세에도 미치지 못하던 평균수명을 100세를 바라볼 정도로 연장시킨 공로가 바로 현대의학이라는 공로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의학이 과연 만병통치일까(omnipotent)? 현대의학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혹시 우리몸을 더 해치고 있지는 않을까?
현대적 질병관의 핵심은 특정질환에는 각각의 특정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의학에선 특정원인을 발견하고 이를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히포크라데스 이후 2천년을 지배해온 4체액설은 해부학의 등장과 세포의 발견, 병리학의 발전으로 인해 과학적이 근대의학에 그 자리를 넘겨준다. 특히 세균의 발견은 전염병이 세균 때문이라는 "세균병인설"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특정 질환에는 특정 원인이 있다는 현대의학의 질병관을 더욱 확고히 했다.
1665년 로버트 훅이 현미경을 통해 코르크에서 발견한 작은 방들을 세포라고 명명한 뒤 레벤후크는 더 발달한 현미경을 통해 미생물을 관찰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200년 동안 파스퇴르가 등장하기 전까지 세균학은 큰 발전을 하지 못한다. 파스퇴르는 각종 질병이나 부패현상이 특정세균에 의해 생긴다는 사실을 밝힌다. 이후 코흐는 결핵균과 콜레라균을 비롯한 수많은 균을 발견하고 "코흐의 공리"를 확립함으로써 세균학을 반석위에 올려놓는다. 뿐만 아니라 과학적 관찰을 통해 병의 특정한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특정치료를 제공한다는 현대의학의 기본 체제를 확고히 한다.
이런 패러다임의 바탕위에 병의 특정원인을 찾기 위해 시행되는 것이 각종 검사이다. 병원에 가면 의사는 환자의 증상을 들은 뒤 진찰을 하고 의심되는 병을 확진하기 위해 검사를 실시한다. 최근엔 환자의 병력이나 진찰보다는 각종 검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 때문에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는 사라지고 각종 혈액수치와 영상검사 결과만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론 병을 고치려고 검사를 받다가 부작용에 시달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산전검사 중 하나인 "트리플 검사"이다.
"트리플 검사"는 산모의 혈액에서 세 가지 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태아가 "다운 증후군"일 위험성을 예측하는 검사이다. 여기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산모는 향후 몇 주간 불안감으로 날을 지새운다. 양수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기 위해선 4주 이상 더 기다려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모가 다운증후군 태아를 가질 우ㅏ험은 대략 1/800, 트리플검사에서 양성이라는 것은 그 위험이 두세 배 더 높다는 뜻일 뿐이다. 양성이어서 위험이 두세 배 높아졌다고 해도 399명의 태아는 정상이라는 얘기다. 더군다나 "트리플 검사"는 위양성의 가능성도 있다. 만약 위양성으로 나와 몇 주간 불안 속에 떨다가 양수검사를 받아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면 태아에게 심각한 위해를 가한 셈이다. 양수검사는 유산의 위험성을 3~4% 높이기 때문이다.
심장병이나 뇌졸중의 원인인 동맥경화의 가장 큰 원흉인 콜레스테롤이라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아는 상식이 됐다. 건강검진중 가장 신경을 쓰는 항목이 콜레스테롤 수치이다. 수치가 조금 높다 싶으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건강의 적신호로 생각해 육류섭취를 줄이거나 운덩을 시작한다. 조금 더 높으면 의사들은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할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고지방식품이 심장병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이 처음 제기된 것은 불과 60년 전의 일이다. 놀랍게도 아직까지 톨레스테롤이나 고지방식이와 심장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한 연구는 아무것도 없다. 물론 최근 고지혈증치료제로 코레스테롤, 그중에서도 LDL(저밀도지단백) 수치를 떨어뜨리면 심장병 사망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는 하다. 문제는 심장병이 생긴 환자들의 상당수가 콜레스테롤 수치는 정상이라는 사실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이는 콜레스테롤에 대한 상식이 의도된 혹은 과학으로 포장된 잘못된 믿음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현대의학의 가장 큰 단점은 기계적인 진단 속에서 인간을 어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100여년전만 해도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세균이 발견되면서 수십만 년간 인류를 괴롭혀오던 전염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질환은 특정한 원인에 의해 생기기 때문에 특효치료가 있다는 개념이 생겼다. 이로부터 비롯된 현대의학의 미시적 관점은 특정질환에서 특정원인 만을 찾으려고 하는, 인간이 배제되고, 기계적인 치료가 제공되는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세균이나 특정한 원인에 의해 졍이 생긴다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이론이지만, 150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낯선 가설이었다. 고대 이래 동서양을 막론하고 질병은 대체로 몸 전체의 균형이나 조화와 관련된 문제였다. 18세기 중엽까지의 서양의학은 오늘날과 달리 동양의학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로부터 유래된 서양의학은 4가지 체액의 균형 여부가 건강과 질병을 가르는 기준이었다. 히포크라데스 의학 이론의 요체인 "4체액설"이 그 핵심이다. 4 체액설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혈액, 점액, 흑담즙, 황담즙 등 네 가지 체액의 균형과 조화가 잘 유지되는 것이 건강한 상태이며, 이 균형이 깨지면 병이 생긴다는 학설이다. 당연히 병의 치료보다는 예방과 식이요법 등을 강조한다. 음양의 조화와 섭생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여기는 동양의학과 매우 흡사한 면이 있다.
환자의 치료도 넘치는 것은 덜어내고 부족한 것은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네 가지 체액의 균형과 조화를 회복시키는데 치료가 집중된 것이다. 혈액이 부족하다고 진단되면 혈액을 만든다고 여겨지는 음식이나 약초를 복용하게 해 보족한 것을 보(補)하게 하고, 혈액이 많다 싶으면 사혈(瀉血)로 과 한 것을 덜어 냈다. 또 점액이 부족하다 싶으면 점액을 만드는 음식이나 약초를 섭취하게하고 많다 싶으면 구토나 설사를 유도해 점액을 제거해 균형을 찾도록했다. 다시 말해 서양의학도 동양의학처럼 전인적인 특성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현대의학에서 인간의 소외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금 배출되는 의사들에게 청진기는 일종의 장식품일 뿐이다. 젊은 의사들은 환자의 안색을 살피거나 폐음이나 장음을 듣거나 무릎 반사등을 통해 질병을 진단하는 수련을 받아 본적이 없다. 환자의 증상을 자세히 물어보지 않으니 환자의 대답 속에 들어있는 중요한 질병정보를 놓치기 일쑤다. 사람마다 병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한 가지 틀에 짜맞추려다보니 오진도 많아진다. 더 중요한 것은 환자와 인간적인 교감을 나눌 기회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환자를 각자 고유한 개인으로 진단하고, 개개인에 맞는 처방을 내리는 전통의학의 관점을 배울 필요가 있다. 육체와 정신, 개인과 환경이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전인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보완의학의 장점을 현대의학에 접목시켜야 하는 것이다.
현대의학이 인간의 수명을 확기적으로 늘리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인류가 건강 장수의 꿈에 바짝 다가선 건 지금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제도권 의학의 덕분이다. 하지만 현대의학이라고 해서 무조건 맹신해서는 안 된다.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것도 있고 각종 진단기법이나 약물의 위험성이 무시 못 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현대의학이 도움을 주는 측면과 현대의학의 위험성을 모두 인식하고 치료에 동의하기 전에 여라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무조건 병월을 찾기보단 먼저 자연치유력의 핵심인 면역기능을 강화하고, 각종 유해물질 등을 피할 것을 권한다.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치유할 능력을 갖고 있다. 과도하게 약에 의존하거나 이것저것 검사를 하다간 오히려 우리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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